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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취업이야기

(30대 취업) 드디어 직업상담사 입직하다! e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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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상 취업하기 전까지 그래도 한 10군데는 이력서를 낸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면접을 본 횟수는 4번.
보지 않은 곳은 2곳.
그러니까 10곳 중에 6곳은 연락이 온 셈이다.
60% 넘었으니까 그래도 선방했다고 할 수 있겠지? (호호호)

36살.
새로운 시작.

2020년에 직상을 딸 때 내가 직업상담사가 될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냥 학원 생활이 좀 무료해서? 그리고 직상 자격증이 국가 자격증이고, 어디 써먹을 데 가산점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당시에는 심리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어서 석사 입학하기 전에 시간이 있어서 뭐라도 하자 해서 따 놓은 것.
그래도 뭐든 따 놓으면 다 쓸 데는 있다고 내가 직업상담사로 입직을 하다니!!ㅋㅋㅋㅋㅋㅋㅋ
사실 플랜B로 시험 떨어지면 직업상담사나 해야지 하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시험 망하고 그냥 다른 생각없이 플랜B를 실행.
직업상담사가 되었다.

일단 우리 회사는 업계에서 좀 인지도가 있는 큰 회사다.
(너무 자세히 말하면 탄로날 것 같음. 이 업계가 그 밥에 그 나물이라서)
민간위탁기관이긴 한데, 나 솔직히 공공기관 취업처가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고
그냥저냥 어쩔 수 없다...민간이라도 집어 넣어야지 생각하고 넣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
정신없이 넣다보니 여기 정규직인지도 몰랐는데 정규직이였음 ㅋㅋㅋ
내가 이 회사를 고민없이 선택한 이유는 회사 사람들의 분위기가 밝아서였다.
왕년에 이 회사 저 회사 면접 좀 본 나로서, 이 회사 들어가서 대기하다가 앉아있는데
일차적으로 노래가 들려서 깜짝 놀랬다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 틀어 놓고 일함 ㅋㅋㅋ)
하여튼 좀 다름.
내가 면접 끝나고 나오는데 거기 직원 분이 '어떻게 면접은 잘 봤어요?' 하고 물어봐준 최초의 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사회생활 하면서 통털어서 이런 말을 해 준 최초의 회사였다.
그래서 일단 엄청 좋은 인상을 받았었다.

아니 잡플래닛 같은 평점에 노래 틀어놓고 일하고 워라벨 비슷하고 연봉 비슷한 회사
면접도 갔다오고 합격도 했는데 내가 그 회사 안 간 유일한 이유.
기분이 쎄함.
그리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데... 아니야 아니야. 그냥 기분이 쎄함.
젊은 사람들이 좀 있긴한데 아니야...기분이 쎄함.
요즘에는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편이다.
그리고 좀 꽤 맞다고나 할까?
대운이 바뀌어서 그런지 건강도 좀 좋아지고, 지향하는 바도 달라진다고나 할까?
또 판단방법도 직관을 많이 쓰고 예전보다 훨씬 잘 맞음.
놀랍다.


첫날 너무 빨리 출근해서 gs에서 커피 사서 마시면서 출근 시간 기다리는 중.



일단 다닌지 일주일밖에 안 됐기 때문에 뭐든 속단하기 이르다.
그렇지만 일주일간의 느낌을 이야기 해 보면..
일단 내가 회사라는 것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숨이 쉬어진 직장이였다.
심지어 알바했던 아웃소싱 그 회사.
거기도 누구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지.
그런데도 거기서 숨이 안 쉬어졌던 거 알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엄중한 분위기.
그런데도 나는 그 회사 분위기 괜찮다고 생각했음.
(그 정도로 내가 다니던 회사들이 개차반들이여서....)

근데 이 회사는 팀장님이 괜찮은 분이셔서 그런지 숨이 쉬어짐 ㅎㄷㄷ
심지어는 지금의 상황들이 너무 괜찮아서 의심스러운 상황임.
신입인데 먼저 말을 걸어주는 상사.
신입이 뭐라고 먼저 운을 떼어도 받아주는 분위기.
그리고 처음으로 신입인데 뻘쭘하게 앉아있지 않은 회사.
예전에는 신입을 그냥 쳐 내버려두는 회사만 다녀서 그런지 이 적응 안 되는 분위기.
전혀 꼽주지 않는 상사와 분위기.
심지어 가만히 앉아 있으니 뭐하냐고 하면서 자기 상담 옆에서 들으라고 하는 선배 상담사 분들.
(솔직히 마음이 있어도 이렇게 해주는거 진짜 힘듦)
궁금한 거 하나 물어봐도 여기저기서 도와주는 분위기.
운 하나 띄워도 자기 자료 뽑아서 가르쳐 주는 선배 상담사들.
와...진짜 다들 천사 아님?
물론 내가 뭔 복을 받았는지 재수가 좋아서 이런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팀장님이랑 이야기 하다 눈물 찔끔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 팀장님이 역할놀이처럼 상담 다 가르쳐줌.
그리고 그거 녹음도 할 수 있게 해줌.
(진짜 천사임)
그리고 일주일 다니면서 느낌.
아...나는 꽤 사람을 타는 사람이다.
그니까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좀 달라진다고나 할까?
내가 팀장님을 좋아하게 되니까 좀 비슷하게 되고 싶음^^
나도 상담사가 된다면 팀장님같은 상담사가 되고 싶음.
여튼 그리고 사람이 어떤 분위기에 있느냐에 따라, 어떤 취급을 받느냐에 따라 달라지는걸 알았다.
예전에 내가 꼰대들 곁에서 없신여김 받으면서 회사생활 하니까 내 후임이 들어왔을 때 안그래도 되는데
나도 보복심리로 꼰대가 되더라고.
내가 이런식으로 배웠으니까 너도 그런식으로 배워야해 이런거.
솔직히 폭력아빠가 폭력아들 양산하는거 정말로 정말로 이해가 간다.
그리고 나는 멘탈이 엄청 강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탄다 말이다.
여튼 나도 이 회사서 버텨 계속해서 신입상담사가 오면 잘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회사 오래 다니고 승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음.
와...............이 내가.
이재용 딸 아닌데 왜 대기업가서 회사에 헌신해야하냐는 이 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밝은 분위기의 사람들이랑 함께 하다보니까 나도 좀 긍정적이게 됐다.
뭐랄까?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고운말을 하고 사람을 좀 긍정적으로 보고,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다라는 걸 처음으로 직접적으로 느꼈다.

근데 또 좀 생각해보면 예전 회사에서 내가 좀 미쳤던 것 같기도 하다.
A회사는 나의 첫 직장이였는데
거기 바로 사수랑은 엄마뻘로 나이차이도 많이 나고 동료라고 할까? 또래들도  너무 수준 떨어지고...
사실 취업을 왜 해야하는지 몰랐는데 다들 주변에서 취업은 하고 나도 해야할 것 같았고
진로나 이런 교육은 아예 안 됐고 관심도 없고...일단 지금 생각 해 보면 걍 알바하는 것 처럼 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 당시에는 몰랐지만 적성도 안 맞았던 것 같고
무엇 보다도 나는 내가 초짜처럼 보여지는 게 너무 싫었다.
아마 이런 나의 컴플렉스들이 만든 나의 벽이랄까? 그런 것들을 주변 동료들도 알았을거다.
나를 불편하게도 하지만 주변 동료들도 불편하게 했었을거다.
회사도 문제지만 아마 나 스스로도 문제가 있었을거다.
그 다음에 이직했던 회사들도 다 마음에 안들었었는데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 회사 나름대로 다 마음에 안 들었다. 큰 회사는 월급도 쥐꼬리만치 주는데 맨날 야근시킨다고 했었으니까.
근데 지금 생각 해 보면 그 회사들은 다 잘 그만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그렇게 오래 다닐 회사들이 아니야.
우리 요가 쌤이 그 때 나보고 공부해야한다고 했었는데...지금 생각 해 보면 사회 나가서 돈벌 시기는 아니였던 것 같다.
어쩜 심리학 석사까지 다이렉트로 한 다음에 29-30정도에 취업했었도 늦지 않았을 것 같다.
근데 그 때 취업해서 또 아무 경험이 없는 와중에 심리 안 맞는다고 할 수 도 있기에 그냥 흘러흘러 이대로 온 것도 괜찮은 것 같고.

여튼 요즘에 너무 정신이 없다.
확실히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니까 몸에서 티가 엄청 난다.
다리에 물집잡히고 입술 다 터지고 수포 올라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뭐 이직할 때마다 그랬으니까.
여튼 홧팅. 홧팅.
이 번에는 사고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으니 그만두지 말자.
돈은 벌어야지.
대학원도 가고 싶고 황상민교수 wpi도 배우고 싶고, 우리 옆집도 사고 싶고, 차도 사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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